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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

by 염치없는한량 2025. 5. 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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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이책을 작년에 읽었는데, 왜 또 빌려 읽게 되었는지 정말 모르겠지만 몇일전 도서관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이라며 신기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빌려온 책이 이 책이다.

제목이 어지간히도 기억하기 어려운 제목이라 그랬던것인지 집에 와서 침대에 기대 누워 첫장을 읽으면서 나의 어이 없는 행동을 알아채곤 얼마나 이불을 차 댔는지...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썼다기엔 너무나도 평범하고 가벼운 템포로 시작하지만 책의 뒤쪽으로 갈수록 무라카미 하루키 본연의 진지하고 무거운 고민들로 가득한 글로 이어진다.

가장 마지막에 위치한 "여자 없는 남자들"이라는 단편은 마치 미술관 벽에 걸린 추상화를 감상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텍스트로 구성된 소설이라는 컨텐츠가 이토록 난해하고 어려운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으면서도 끊을수 없는 몰입감을 제공할수 있음에 경의를 표하며 읽게된다.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모두 여자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사랑과 이별,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아쉬움과 괴기스러운 미스터리한 이야기 등 각 단편마다 무엇하나 비슷한 소재가 없을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각 단편을 시작할때마다 마치 다른 작가의 작품을 시작하는것 같은 느낌이 들만큼 다양한 집필 스타일을 느껴볼 수 있다.

마치 일본 라멘을 먹으면서 중간에 라유나 식초등을 첨가하여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예상 하기로는 이 책은 오랜시간 따로 따로 모아둔 단편집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이야기를 철저하게 기획해서 한번에 쓴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처음부터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들만 읽어본 나로선 여자 없는 남자들을 쓰는동안 무라카미 하루키를 매고있던 형식의 고삐가 풀려졌던 것이 아닌가 느껴졌다.

매우 빠른 속사포와 같은 스피드가 느껴지기도 하고 찐득찐득한 진흙속을 허우적 대거나 새벽녘 꿈의 안개속을 걷는 듯 나른함에 한없이 젖어들게 만들기도 하는 등.
마치 그 자신의 필력의 두터움을 마음껏 펼쳐 놓은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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