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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이 만든 꿈의 세계[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by 염치없는한량 2025. 4. 2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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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을 읽었습니다.

마을 도서관을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이 책이 있더군요.
다른 여느책들과 다른 추상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근사한 디자인이라서 눈이 먼저 갔었고 보고 싶었던 무라카미의 소설이라 내용을 살펴보지 않고 바로 대출을 해왔습니다.

무라카미 소설에서 빠지지않고 등장하는 자살과 섹스가 이 책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습니다.
대신 무라카미의 다른 소설 1Q84나 기사단장 죽이기에 나오는 관념적이고 미스테리한 무라카미 만의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진하게 맛볼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심하면서도 매우 세련되게 표현한 섹스에 대한 이야기는 무라카미 소설을 읽을때 은근 기대하는 요소인데, 이 책에선 거의 다뤄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더욱 흥미 진진하며 오히려 섹스같은 현실적인 감정요소를 제거함으로서 차갑고 정적인 무라카미의 미스테리한 세계관에 더욱 빠져들 수 있는것 같습니다.

이 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젊은 시절 쓴 단편소설 이었다고 합니다.
아마 지금의 완성된 소설의 1부에 해당하는 내용의 근간을 이룬것 같은데, 작가는 당시 소설을 공개하고 많이 후회했다고 합니다.

필력이 약했던 젊은날에 집필하기엔 책의 내용이 너무 어려웠다고 소설의 뒤쪽에 붙어있는 작가후기에서 간단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후 40년간 원고지의 형태로 보관되다가 2020년도를 들어오면서 다시금 집필을 시작해 완성한 장장 40년의 집필기간이 소요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집필기간이 길다고 해서 좋은 작품일리는 없지만 젊고 매일같이 신선한 상상력이 뿜어져 나오는 젊은날에 쓴 글의 초본을 원숙하고 노련한 노년의 작가가 마무리하여 완성 하였다는 점에서 이 소설이 얼마나 읽을만한 가치를 지녔는지 예상해 볼수 있습니다.

또 이 소설을 읽다보면 군데 군데 작가자신의 모습이 투영되는 부분들이 많이 느꺼지는데, 무라카미 하루키는 후기에서 이 소설이 자신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한 것으로 봤을때, 무라카미의 몇몇 작품에 등장하는 미스테리한 세계의 기반이 되는 메인설계도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라고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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